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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호에 앞장서는 국민

고관당 강인순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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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8-02-15 09:52 조회9,8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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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당이란 '옛고(古), 꿸관(貫)' 자를 써서 옛 것을 꿰뚫는다는 뜻으로 강인순 여사가 운영하는 전남 나주 전통목공예공방의 이름이다. '우리나라 전통가구의 맥을 잇는다'는 사명으로 재현하고 개발한 그녀의 전통가구는 미적 솜씨를 조화시켜 만들어 낸 훌륭한 예술품이자 실용품이다.


30여년 전 취미로 가구 수집을 하던 그녀가 우연히 일본에 건너가 판매인에게 건네 받은 한국전통가구는 이태원에서 날림으로 만든 모조품이었다. 가짜가 몇 백 년 된 문화재로 둔갑하는 것을 보고 나라망신이라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떨구었다.

일본 여행을 마치고 전통가구를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국내에서 제작자를 수소문했으나 자취조차 찾을 수 없었다. 한국전통가구를 만드는 이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본인이 직접 제작하기에 이른다.
못 하나 박지 않은 가구를 만든다는 자체가 처음부터 쉽지 않겠다고 예상했지만 도안 한 장 남아 있지않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난감했다. 그래서 수집한 가구를 분해해서 도안을 그리고, 나무를 구해오고, 소목장과 장석장을 섭외해서 6년 동안 작업을 했다. 그게 벌써 30여년 전 일이다.


나무는 댐 건설로 수몰되는 지역을 직접 찾아 다니며 벌목했지만, 지금은 댐을 잘 짓지도 않고 특수목상인이 생겨 그들로부터 조달을 받는다. 이런 연유 등으로 3,4년 전보다 목재의 가격이 4배나 뛰어 올랐지만 수입목재는 절대 취급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이런 일까지 있다고 한다. 가구의 주재료는 느티나무인데 흔히 시골 마을 어귀에 당산나무라 불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마을 주민의 동의를 모두 얻어야만 벨 수 있는 이 나무를 잇속에 눈이 먼 일부 주민이 일부러 소금물을 붓고, 농약을 뿌려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나무를 베어 보면 독물이 군데군데 시커멓게 흔적을 남기고 있어 목재로써 가치가 없단다. 구해온 나무를 건조실에서 오랫동안 말리고, 부부의 금술을 상징하는 원앙, 부귀영화의 모란꽃, 선비의 지조를 나타내는 대나무 등의 도안을 거쳐 가구가 완성된 후에도 한 번 더 말리는 과정에 들어간다.

이렇게 해야만 가구가 뒤틀리거나 갈라지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


건강상의 문제로 어머니가 전시장에 나오지 못한다며 대신 관람객들에게 도우미 역할을 해주고 있는 강인순 여사의 딸은 \"어머니는 전통에서 맥을 찾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대 생활을 무시한 채 예전 그대로 것만을 고집하진 않아요. 과거엔 없었던 응접세트(사각상, 긴 의자, 1인용 의자, 보조 탁자로 구성), 책상세트(현대식 책상과 의자)를 만들고, 책장 같은 경우엔 키를 높였죠. 모서리나 손잡이 부분에 쓰이는 장석은 주로 백동으로 장식하는데 어머니가 다음 세대에 꼭 남겨 주고 싶다며 만든 예물함에는 금박을 넣기도 했지요.\"


강인순 여사는 이제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 다음 2세, 3세에게 작업을 물려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돈벌이가 되지 않는 이 직업을 선택하는 젊은 이가 별로 없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손으로 파내고 끼워 넣는 수백번의 작업을 통해 장식한 이층 농은 대량으로 공장에서 찍어 내는 겉만 화려한 가구와는 다른 품격이 있다. 농의 여닫이 문을 열어 보면 바깥 면과 안쪽 면의 무늬가 일치하는 것이 얼핏 보기에는 신기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하나의 나무를 깎아서 만들었으니까 당연한 이치인데도 현대인에게는 낯설게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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