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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벼루의 전통을 잇는다...노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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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8-02-15 14:24 조회10,4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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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된 벼루의 마무리 손질을 하고 있는 노재경씨.
▲ 운용연- 구름을 헤치고 날아가는 용의 문양이 선명하다.

“얼마 전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찾는 사람이 없으면 물품도 자취를 감추고 이를 만드는 제작자들도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 우리의 생활 방식이다.

그래서 옛날 물건들을 보게 되면 반갑고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라져간 물건들 속에는 한 시대를 사로잡았던 소중한 우리의 전통생활용품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공예품은 단순 생산품이 아닌, 선조들의 삶과 역사가 살아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기에 보존하고 계승해야하는 것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의무라 하겠다.
다행히도 찾는 이 드물어 그 일에만 전념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기술의 맥을 잇고 있는 장인들이 있기에 아직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 것이다.
전통 남포 벼루를 만들고 있는 노재경(盧載京. 47. 충남 보령시 청라면 의평리)씨.


“아버님으로부터 벼루 만드는 기술을 배웠습니다. 이곳은 예부터 좋은 돌이 많아 벼루 만드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벼루를 찾는 사람이 없으니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 몇몇만 남아 벼루를 만들고 있습니다.”고 말하는 노재경씨는,

“우리나라 벼루의 60%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벼루를 검은색으로 알고 있듯이 이곳에서 나오는 돌 색깔이 검은색입니다.”라며 남포 벼루의 화려했던 시절을 떠올리듯 말한다.

옛날 선비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용품 중 하나인 벼루는 오늘날 컴퓨터와 같은 존재였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벼루는 점점 자리를 잃어갔고 지금은 서예가나 예술가 또는 장식용이나 소장용으로 찾는 사람들 외에는 그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는 까만색 돌인 오석(烏石)이 많이 채취되었고 이 돌로 만든 벼루를 남포벼루라 한다.


노재경씨는 “아버님이 1926년부터 벼루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 저까지 79년째 전통공예의 가업을 잇고 있는 것”처럼 故 노장성으로부터 2005년 현재까지 전통가업을 잇고 있는 것이다.


부친의 실용성에 그의 예술성과 창의성을 접목시켜 운용연, 일월연, 동천연 등 우수한 벼루를 제작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1년 충청남도지사로부터 전통벼루제조분야 전통 문화가정으로 인정받았다.

좋은 벼루는 먹이 잘 갈리고 고유의 묵색이 잘 나타나야 한다.


즉, 돌의 입자가 미세하고 꽉 차 있어야하며 강도가 높은 반면 적당한 무게를 가져야한다,
또한 먹물이 쉽게 마르지 않는 벼루가 좋은 벼루다.


“남포벼루의 가장 큰 장점은 갈아놓은 먹물이 잘 마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벼루가 수분을 빨아들이지 않는다는 뜻도 되지요.

이곳에서 나오는 백운상석으로 만든 벼루는 최고의 품질로 일본에서도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노재경씨는 현재 (사)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 삼성동 문화재전수회관에 가면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전승공예대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장려상과 입선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가장 큰 보람은 전통공예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입니다. 이런 마음이 없었더라면 벌써 손을 뗐을지도 모릅니다. 제품의 우수성과 예술성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실제 수요가 없어 이일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우니까요.”라고 말하는 노재경씨는 벼루 만드는 작업 외에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도 있으니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작품성있는 작업을 하려면 서너 달 걸리는데 그 일에만 전념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라며 전통 공예 분야의 열악한 환경을 토로한다.


“전통공예를 하시는 분들의 생활은 매우 어렵습니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저처럼 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분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아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힘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하루빨리 전통공예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며 전통공예가 직면한 문제를 긴 한숨으로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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