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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의 재현...주철장 원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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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8-02-15 13:43 조회7,3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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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대종- 강릉시민의 종으로 밀랍주조공법으로 대형화에 성공한 종.

새해가 바뀔 때마다 울려 퍼지는 서울 보신각의 종소리. 청아하고 우아한 종소리는 듣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준다. 종(鐘)은 우리나라에 불교문화가 들어오면서부터 만들어졌다. 불교가 정착되면서 사찰이 건립되었고 불교의식의 대표적인 도구인 범종(梵鐘) 또한 이 시기에 제작되었다.      


범종은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금속공예품으로 의례를 치를 때 뿐 만 아니라 대중들을 모으거나 때를 알리기 위한 도구이다. 또한 범종의 소리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만이라도 모든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으며,  타종에 의하여 그 종소리가 어두운 지옥을 밝히고 지옥중생까지 구제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아직도 여러 불교문화 국가에서는 크고 작은 많은 범종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범종은 학명(學名)에 '한국 종'이라고 할 만큼 그 독창성과 예술성이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자리에 있을 만큼 우수하다. 이런 위상을 갖게 된 한국종의 가장 큰 특징은 우아하고 안정된 외형과 정교한 세부장식, 웅장한 울림소리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종 제작방법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밀랍주조공법(Lost-Wax Process Method)으로 제작하기 때문이다. 밀랍주조공법은 흙으로 거푸집을 만들고 밀랍으로 만들고자 하는 범종과 똑같은 모형을 만들어 거푸집에 붙인다.

밀랍 표면에 다시 흙을 여러 번 발라 외형을 만들어 건조한 후 열을 가하여 밀랍을 녹여낸 후 땅속에 거푸집을 묻고 밀랍이 있던 빈 공간에 쇳물을 부어 종을 완성시키는 제작방법이다. 이렇게 만든 종은 섬세한 문양과 매끄러운 표면을 얻을 수 있고 한국 종 특유의 웅장한 소리를 낼 수 있으나 작업공정이 복잡하고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많이 소요된다.      


밀랍주조공법으로 제작된 대표적인 범종으로는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과 국보 제36호인 상원사 동종이 있다. 하지만 밀랍공법은 조선 중기 이후 그 기술의 맥이 끊겼고, 한사람의 부단한 노력과 연구 끝에 지난 1997년 다시 재현되었는데 그 결실의 공로자가 바로 중요 무형 문화재 제112호 주철장(鑄鐵匠) 원광식(元光植, 63세)씨다.
주철장이란 쇠를 녹여 각종 기물을 만드는 장인을 말하여 원광식씨는 종 제작 기능 보유자이다. 17살 때인 1960년부터 쇠 만지는 일을 시작하였고 1963년 군 제대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종 만드는 일에 전념하게 되었다는 그는, \"끝이 없는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산 넘어 산이라고 할까요? 지금도 종을 만들고 있지만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 더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요즘 들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라고 말한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며 한발 더 나아가는 자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우수한 범종을 만들게 하였고 밀랍주조공법의 재현이라는 커다란 결실을 낳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밀랍주조공법을 재현하기 위해 10년 동안 중국과 일본을 돌며 자료 수집과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고 이를 토대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마침내 지난 1997년 한국종의 맑고 웅장한 소리를 재현하였다.


종장(鐘匠) 원광식씨는 \"한국종은 밀랍공법으로 만들어야 진짜 한국종입니다. 그래야만 우리 한국종의 우수성을 이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인정이라도 하듯 지난 2000년에는 노동부로부터 기능인의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으로 인정되었고 , 2001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서울 보신각 새 종과 광주 민주의 종 등 우리나라에 5천구가 넘는 종들이 그의 손에 의해 제작되었고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도 수많은 종들을 수출하여 한국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충북 진천에 있는 그의 작업장 안에 들어서면 거대한 종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종이 강릉시민의 종인 '임영대종'이다. 원광식씨가 밀랍주조공법으로 제작하여 대형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 크기만 3m 17cm라 한다. 임영대종과 더불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는데 그의 작업장이 있는 충북 진천에 ‘종 박물관’ 건립을 위한 준비가 그것이다. 이미 기본 설계와 부지 선정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무엇인가 하나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종 박물관입니다. 40년 넘게 종만 만들어 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한국 종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전통 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그 우수성을 눈으로 직접 보고 그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박물관을 지어 그곳에 상원사 동종과 성덕대왕 신종을 밀랍공법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게 하고픈 소망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세상에 울려라, 천년의 종소리'라는 주제로 건립되는 종 박물관은 원광식씨가 소장하고 있는 종들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종들이 함께 전시되고, 종 제작 방법과 한국 종의 우수성, 독창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 연구 및 학습의 공간이 될 종 종합 박물관이다.

산업화와 과학화의 급격한 변화로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고유한 우리의 전통 문화와 예술이 외면당하고 멸시 당하여 점점 그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보존 발전시키기 위한 대책에 대해 원광식씨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또한 기능인들이나 예능인들의 작품들을 보고 소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보고 만지고 사용하다 보면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저절로 알게 되리라 믿습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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