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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과 순수의 그림 민화(民畵)...박수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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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8-02-15 12:05 조회9,2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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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달력이나 전통문양을 접하다보면 해학적이고 익살스런 표정의 호랑이와 까치 그림을 보게된다. 이 그림 민화(民畵) 중 가장 잘 알려진 ‘까치호랑이’다.


민화란 조선시대 정식 그림교육을 받지 못한 무명화가나 떠돌이화가들이 일반 서민들의 일상 생활모습이나 관습, 풍경 등을 그린 그림을 말하며 정통회화의 조류를 모방하여 장식용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實用畵)를 말한다.

'한국의 거리'라 불리는 인사동 한 오래된 건물에서 민화를 그리고 있는 한 예능인을 만났다.


“1969년부터 민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니 벌써 36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박수학 화백.


박수학(朴洙學. 52년생. 한국전통민화연구원장) 화백은 우리 고유의 독특한 그림인 민화를 보전하고 계승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전통예능인이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 민화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박 화백은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는 가장 솔직한 그림입니다. 전통 색깔인 5방색을 바탕으로 해학과 풍자를 담고 있으며, 때로는 귀신과 질병을 물리치기위한 주술적 기능까지 수행했던 그림입니다.”라고 말한다.


민화를 보고 처음 느끼는 감정은 바로 해학과 순수다.
제대로 된 그림 교육을 받지 못한 화가 또는 서민들이 그린 그림이기에, 세련된 기법이나 정확성이 결여되면서 감정이 우선되어 그려졌기 때문에, 솔직하고 순수하고 다양하게 표현된 그림이 민화라고 박 화백은 말한다.

서민들 사이로 널리 퍼진 민화는 조선후기에 전성기를 누렸지만 현재 우리 주변에서는 민화를 접하기 어렵다.


그나마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까치와 그 밑에서 이를 바라보며 웃는 듯이 앉아 있는 호랑이를 소재로 한 그림인 ‘까치호랑이’만 많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는 양반과 서민을 풍자하기도 하고, 잡귀의 침범이나 액운을 막기 위한 벽사용(辟邪用)으로도 사용되었다.


그 외에 민화를 화목(畵目)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①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 민화 가운데 종목이 가장 많으며 꽃과 함께 의좋게 노니는 한 쌍의 새를 소재로 한 화조도가 많다. 화조도는 매화, 동백, 진달래, 개나리, 오동, 솔, 버드나무, 메꽃, 해당화 등과 봉황, 원앙, 공작, 학, 제비, 참새, 까치 등을 물이나 바위와 함께 그렸으며 주로 병풍으로 재구성되어 신혼부부의 신방 또는 안방 장식용으로 쓰였다. 이 밖에도 작약, 월계, 모란, 옥잠, 수선화, 들국화, 난초에 나비나 메뚜기, 꿀벌 등을 그린 초충도(草蟲圖)와 사슴, 토끼, 말, 소, 호랑이 등을 산수 속에 표현한 영모도가 있다. 이 소재들은 단독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많으며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도 단독으로 그려 혼례식의 대례병(大禮屛)으로 많이 사용하였다.
② 어해도(魚蟹圖): 물속에 사는 붕어, 메기, 잉어, 복어, 송사리, 거북, 게, 새우, 조개를 소재로 한 그림으로, 꽃과 해초를 곁들여 그린 경우가 많다. 주로 젊은 부부의 방 장식으로 쓰였으며, 잉어를 아침 해와 함께 그리는 경우 출세를 기원한다든지 경축일의 축하용으로 사용되었다.

③ 작호도(鵲虎圖):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까치와 그 밑에서 이를 바라보며 웃는 듯이 앉아 있는 호랑이를 소재로 한 그림이다.
수호신적인 역할을 했던 사신도(四神圖)의 한 변형으로 보이며, 까치의 경우 주작(朱雀)의 변용으로 풀이된다. 작호도는 잡귀의 침범이나 액을 막는 일종의 벽사용로 그려졌다고 볼 수 있다.

④ 십장생도(十長生圖): 장수(長壽)의 상징인 거북, 소나무, 달, 해, 사슴, 학, 돌, 물, 구름, 불로초를 한 화면에 배치하여 장식적으로 처리한 그림이다. 세화(歲畵)로 그려지기도 하고, 회갑잔치를 장식하는 수연병(壽筵屛)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⑤ 산수도(山水圖): 금강산이나 관동팔경(關東八景)과 같은 산천을 소재로 그린 실경산수(實景山水)와 중국식(中國式) 산수로 나눌 수 있다. 병풍으로 꾸며져 객실이나 사랑방용으로 많이 쓰였다.

⑥ 풍속도(風俗圖): 농사짓고 베짜는 모습을 그린 경직도(耕織圖)와, 태어나서 출세하고 죽을 때까지의 일생을 그린 평생도(平生圖), 사냥하는 장면을 그린 수렵도(狩獵圖), 일상생활의 장면이라든가 사철의 풍속을 그린 세시풍속도(歲時風俗圖) 등이 있다.
⑦ 고사도(故事圖): 고사와 민화(民話), 소설 등의 내용을 간추려 표현한 그림으로, 교화용(敎化用)으로 많이 제작되었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이야기를 담은 열락도(悅樂圖)를 비롯하여 삼고초려도(三顧草廬圖), 상산사호도(商山四皓圖), 그리고 삼국지(三國志), 구운몽(九雲夢), 토끼와 거북 이야기 그림 등이 있다.

⑧ 문자도(文字圖): 글자의 의미와 관계가 있는 고사 등의 내용을 자획(字畵) 속에 그려 넣어 서체(書體)를 구성하는 그림으로, 수(壽) 또는 복(福)자를 도식화한 수복도와 효(孝), 제(悌), 충(忠), 신(信), 예(禮), 의(儀), 염(廉), 치(恥)를 도식화한 효제도(孝悌圖)는 교화용으로 제작되어 주로 어린이방을 장식하였으며, 이러한 문자도는 혁필화(革筆畵)라고 하는 서체 위주의 비백도(飛白圖)로 변용되기도 했다.

⑨ 책가도(冊架圖): 책거리라고도 하는데, 책을 중심한 문방사우도(文房四友圖)나 문방구도에서 온 것이다. 책뿐만 아니라 책과 관계없는 술잔, 바둑판, 담뱃대, 부채, 항아리는 물론이고 여자치마, 꽃신, 족두리까지 그려 어떻게 조화가 이루어지는가를 표현한 그림이다.

⑩ 무속도(巫俗圖): 산신(山神)이나 용신(龍神)을 비롯한 무교(巫敎)의 여러 신과, 도교(道敎)의 신들, 그리고 불교의 불보살(佛菩薩)들을 무속화한 그림으로 신당이나 무당집에 걸렸다. 점쟁이들의 점복도(占卜圖), 부적(符籍)도 무속도의 일종이다.

“어릴 적 친척 중에 표구점을 하는 분이 계셨는데 그곳에서 송규태 선생님을 소개받았고, 그때부터 선생님으로부터 민화를 배우게 되어 지금까지 붓을 들고 있어요. 그때만 해도 민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한국화나 서양화로 발길을 돌려 지금은 몇 안 남았구요.”라며 “민화는 못 배운 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라 천하다 하여 등한시했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했어요. 조선시대 사대부들로부터 업신여겨졌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리 민중의 생활과 풍속을 가장 잘 표현한 그림이 민화예요.”라고 박 화백은 말한다.


묘사의 세련도나 형식이 정통회화에 비해 뒤쳐지지만 소박하고 해학적인 내용과 구성, 또한 우리에게 친근한 5방색의 아름다움 등은 가장 한국적 미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민화라 불리는 '우키요에(淨世繪)'는 그림이 그려진 종이가 도자기를 포장하던 종이로 쓰이다 우연히 유럽으로 건너가 유럽에서는 호평을 받는 회화의 한 부류로 자리를 잡은 반면, 우키요에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민화는 오히려 전성기 때 상류계층으로부터 천시를 받아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민화의 대부분이 모사와 형식에 치우쳐 왔기 때문에 더욱 발전하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창의적이고 시대에 맞는 소재와 개성을 살리는 그림으로 되살아나야 해요. 그렇게 해야 사람들도 민화를 한번 더 보게 될 것이고 친근감을 갖고 관심을 갖게 될 거라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박 화백은, “유불선의 종교를 포함한 그림이 민화였는데 그중에서도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어요. 앞으로는 한국의 그림으로 독립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민족의 창건신화와 전설 등을 소재로 민화를 그려 내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는 박 화백.
“민화를 속화나 잡화로 치부해왔던 과거를 잊고, 이제는 창작과 창의를 통해 한민족의 진정한 그림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 믿고 있어요.”라고 박 화백은 민화의 재창조를 통해 제2의  부흥을 일으키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이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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