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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의 아름다움 창조...각자 오옥진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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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8-02-15 12:01 조회10,8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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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몇 십 년이 넘는 세월을 오로지 한길만 걸어오며 최고로서의 명예와 이름을 알리고 있는 명장들은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으며 그들의 숭고한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장인들은 선조들의 생활과 삶의 방식까지 물려받아 현대에 보존 계승하기 위하여 오늘도 땀 냄새 가득한 공방에서 작업의 손길을 쉬지 않는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刻字匠) 오옥진(吳玉鎭. 70. 서울시 마포구 용강동) 명장은 3대째 서각(書刻)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장인(匠人)이다.


각자란 목판(木板)에 글씨를 새기는 공예를 말하는데 크게 정서각(正書刻)과 반서각(反書刻)로 구분된다.

정서각은 공공건물이나 사찰 또는 재실 등에 거는 현판처럼 글자를 목판에 그대로 새기는 것이고, 반서각은 인쇄를 목적으로 글자를 뒤집어 새기는 것이다.


“해인사 팔만대장경과 무구정광대다라니경, 훈민정음처럼 글씨를 반대로 파는 각자를 진정한 각자라고 할 수 있는데, 요즘은 그렇게 만들어도 효용도 없을 뿐 만 아니라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된 작업이기 때문에 대부분 정서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라고 말하는 철재(銕齋) 오옥진 선생.


활자가 발명되기 전에는 목판으로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목판인쇄술은 상당한 발전을 했다.


한국에서는 불교문화가 들어오면서 경전을 만들기 위해 목판 인쇄술이 크게 발전했다.
보물 제126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본으로 751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록의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목판의 등장은 인간생활의 발전과 급속한 문화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오옥진 선생은 “한국전쟁 때 오른쪽 눈을 실명하여 군대를 일찍 제대하고 국립중앙직업보도소에 들어가 목공예 기술을 배웠습니다. 성적이 우수해 내무부 등 4개 부처 장관의 추천으로 당시 가장 세력기업이었던 중앙산업 제공부에 취업하였고, 5․ 16 혁명이후 동아일보 영선과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아일보에서 일했던 8년 4개월 시간이 전통문화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현대 목공예가 발전하였다고 하지만 전통 목공예를 무시하고 현대 목공예를 말할 수는 없는 겁니다.”고 전통없는 현재는 존재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집안 내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인가? 오 명장 또한 대대로 각자의 전통을 잇고 있는 집안으로, 증조부와 조부는 손수 각자를 하여 책으로 만들어 무료로 나누어 주던 일을 하였다.


오 명장은 안정적인던 직장을 그만두고 1970년 5월 서각(書刻)으로 유명했던 신일호(申一浩) 선생과 신학균(申鶴均) 선생을 만나 각자에 관한 가르침을 받고, 김충현(金忠顯) 선생에게서 서예를, 임창순(任昌淳) 선생에게서 한문을 익혀 1978년 ‘신문회관’에서 처음으로 “철재 오옥진 서각연”을 개최한다.


“각자란 단순히 목판에 글씨를 새기는 일이 아닙니다. 예술적으로 승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문에 대한 지식과 글쓰기에 대한 조예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래야만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각자는 글씨만 새기는 작업이 아니라 현판과 편액은 물론이고 문갑 필통 등에도 응용되어 예술적 장식으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서양 문물의 도입은 전통 공예를 진부한 옛 시대의 유산으로 치부하는 풍조를 낳았고 각자 공예 또한 이런 회오리 속에서 수난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철재 오옥진 명장은 전통 공예의 소중함을 깨닫고, 보존 및 전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979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서각을 가르치기 시작하였고 “철재각연(鐵齋刻緣)”이란 이름의 각자회(刻字會)를 조직하여 “제1회 철재각연전”을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하였다.


이후 매년 한번씩 개최되는 철재각연전은 수많은 회원들과 국민들에게 단절 위기에 처했던 전통 각자 문화의 예술성과 우수함을 널리 알리는 장(場)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써 제 25회를 맞이한 철재각연전은 오 명장의 작품과 후계자 및 철재각연회 회원 70여명의 작품 100여점으로 구성되어 전시하였다.


“그동안 전통문화 복원에서 많은 노력을 하여 훈민정음과 농가월령가 등 4권의 책을 복원하였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깊이 간직할 뜻 깊은 작업이었습니다.”고 말하는 오 명장은, “50년 가까이 나무를 만져오면서 수많은 작품과 복원을 했습니다. 우리의 전통 공예는 항상 공부하며 정진하는 자세로 임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며 전통 공예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지녀야할 덕목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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