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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송구영신(送舊迎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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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5-30 09:10 조회6,4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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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하면 역시 햇땅콩이다. 두꺼운 껍질과 겉껍질을 벗겨서 불에 살짝 구워 먹으면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하여 간식거리로는 최고였다. 거기다 구운 오징어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라고나 할까 약간 찝찝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기가 막힌다.

늦가을 날이 쌀쌀해지면 몸이 움츠려 들게 마련이다. 길거리 손수레에 작은 됫박과 큰 됫박에 수북이 쌓인 불그스레한 땅콩만 쳐다봐도 침이 넘어가곤 했다. 간간이 호주머니를 뒤져 작은 됫박 땅콩을 사면 호주머니가 두둑해지고 한 개씩 껍질을 벗겨 먹으며 뿌듯해하던 나의 옛 모습이 아련하다.

송구영신(送舊迎新), 요즘 묵은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 마음이 들지 않으세요?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표현은 조선시대의 시인 한량들의 소감이다. 그때만 해도 산과 들로 유람하면서 자연을 노래하며 풍류를 즐기던 한가함이 묻어나는 말이다. 요즘에는 가는 세월이 화살 같다거나 총알 같다고 한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저마다 ‘바쁘다 바빠’라면서 시간에 쫓기듯 살고 있다. 1960년대 중반 수출 증대를 위한 국가산업화 물결의 영향도 크지만 가난과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 많은 개개인의 몸부림이 맞물려 뛰고 달리면서 자연히 생긴 표현이다.

최근 천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 더욱 실감이 간다. 이상기후 변화로 지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끝없이 달리는 열차 안에서의 상류층과 빈민층 사이 갈등을 숨 조리게 조명하면서 극한상황에서의 인간성의 발로와 위기에 처한 현대문명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연출했다.

<설국열차>와 같은 명화는 참으로 예리하고 상상력이 넘치는 작품으로서 일상에 치우쳐 굳어져 가는 인간 내면의 감수성을 일깨우는 작업이므로 마치 과거 성현들이 걸었던 험난한 가시밭길을 영상으로 재현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도 있다.

2500여 년 전에 노자(老子)는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말하여 인간의 착한 성품을 자연의 물로 비유하였고, 자연과 인간의 한없이 영원함을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으로 말하여 도덕의 근본을 명쾌하게 밝혀주었다. 공자(孔子)는 춘추시대의 혼란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주유천하를 하였으나 여의치 않자 어느 날 냇가에서 제자들에게 흐르는 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떠나가는 것이 물과 같구나. 밤낮으로 쉬지 않는 도다(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고 탄식하며 진리의 의미를 밝혀주었다.

노자와 공자는 당시 패도정치의 한계를 인지하고 우주만물의 근원에 대한 사색에 심취하여 이미 진리를 뜻하는 ‘道(도)’의 경지를 터득하여 <도덕경>과 <육경>을 각각 편찬한 성인(聖人)이다. 그 ‘德(덕)’으로 인류문화는 진실을 바탕으로 지속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두 분의 생애와 공덕은 인류문화 창조의 집대성자로 최고의 정점에 있는 것이다.

두 분이 제시한 ‘道(도)’와 ‘道德(도덕)’의 정신은 동양문화와 서양문명에 깊이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유효해지고 있고 미래에도 살아남아 인류문명의 영원한 나침반이 되리라 본다. 왜냐하면 노자는 무위자연을 표방하여 최초로 인간과 하나인 자연의 섭리를 꿰뚫어 보았고, 공자는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를 밝혀서 최초로 인간과 인간이 하나임[仁]을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류역사상 자연과 인간을 잘 관찰하여 확실히 전해준 두 분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대자연과 70억 인류가 상생하며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만사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라는 마음의 세계를 밝힌 석가모니의 출현과 자아발견을 주창한 ‘너 자신을 알라’의 소크라테스가 등장하였고, 이후 장자, 맹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이 계승하며 학교를 지어 민중화하여 철학사상을 정립하였다. 또 모세의 십계 이후 광야를 누비며 ‘만인을 사랑하라’는 예수그리스도가 출현하여 하느님의 복음을 전했고, 전 세계적으로 ‘형제애’를 강조한 마호메트가 나와 교회를 세워 대중을 교화하며 구도자의 길을 갔다.

이러한 신과 자연과 인간의 진리 세계를 전파하는 일련의 지성적 행동은 구시대의 묵은 것을 보내고 신시대의 소망을 간절히 바랐던 지구 위의 성군현철(聖君賢哲)의 공통된 삶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 정신이 오늘날에도 송구영신이라는 사자성어에 담겨 남녀노소 누구라도 한 해를 보내고 다시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 일을 돌이켜보고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 슬기로운 삶의 자세를 갖게 한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어느 국가에서나 연말이 되면 지난해의 국내외 10대 톱 뉴스를 선정 발표하고 한해를 돌이켜보면서 새해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매년 국가의 예산을 짜고 사업계획을 세워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노심초사하는 진정한 위정자를 비롯하여 경제인과 근로자 및 종교계 문화계의 진실한 인사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낀다.

                                      <다음은 사필귀정(事必歸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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