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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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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5-29 09:16 조회6,3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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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의 생김새는 범상치가 않다. 보통 두 개가 나란히 들어있는 길쭉한 모양과 하나가 들어 있는 통통한 것이 있다. 길쭉한 것을 쪼개보면 콩이 두 개 나란히 들어 있다. 젊어서는 별로 의식을 못 했는데 나이 들면서 생각이 는 탓인지 두 개가 땅의 상징인 음수(陰數)를 나타내고 있어 땅콩이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理致)가 하늘(陽)과 땅(陰)의 작용임을 누누이 듣고 배웠는지라 밤(陰)과 낮(陽)의 변화에 순응하면서 동서남북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인생이야기는 남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은 땅콩처럼 나와 남, 둘이 가지런히 살아가야 화목하고 평안하게 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요즘 입장 바꿔 생각하려는 마음이 들지 않으세요?

요즘 신문 방송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작되어 시청자와 독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감동을 준다. 한편 세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에 대한 자세하고 신속한 보도에 바짝 긴장감도 느끼게 한다. 그러니까 세상사 희로애락이 언론매체와 인터넷을 통해서 국민에게 전해지고 있고 세계가 일일생활권으로 좁혀져 이미 지구촌 시대가 되어 있다.

이렇게 세상은 지식과 홍보가 넘치는 지식정보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구태의연한 이데올로기나 정치관 또는 인생관, 가치관에 얽매여서 사물을 이해하는데 스스로 한계를 내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일종의 고종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기와 상대와의 대화나 교류가 원만치 못하고 대립하거나 갈등을 초래하여 마음고생을 사서 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부터 사물을 크고 폭넓게 보는 사람을 대인이라 하였고 사리사욕을 취하는 사람을 상대적으로 소인이라 정의하여 왔다. 대인이 지도층을 형성하여 정치를 잘 이끌어 가면 선정을 펼쳐서 백성들이 잘살았으나, 지도층이 사사롭게 욕심에 빠져 탐관오리(소인배)로 낙인찍히면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여 민란을 일으키므로 난세가 되었던 것이다.

과거 군주시대와 달리 지금은 문자 그대로 민주시대로서 백성이 주인인 시대이므로 국민의 의식 수준은 대인을 넘어서 임금의 수준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매일 홍수같이 쏟아지는 지식 정보를 소화해 내지 못하면 지식인으로서 적응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앞서 윤집기중(允執其中)에서 보았듯이 국민으로서 중심을 잡고 흔들리거나 자포자기하지 않으면 충분히 주인 역할을 수행할 수가 있다.

문제는 자신의 편견이나 선입견에 치우치게 되어 객관적이거나 보편적인 판단을 못하므로써 실수를 범하여 자주 상대와 갈등이 생기고 싸움이 벌어지는 데에 있다. 그래서 서로가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보라는 역지사지의 경구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상의 이치는 땅콩이 보여 주고 있듯이 ‘하나이면서 둘, 둘이면서 하나’로 서로 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음과 양이 결코 분리되었거나 섞여 있지 않다. 우리나라 태극기처럼 음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치를 이해하면 누구나 중심을 잡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한다면 진리의 핵심을 터득한 거나 마찬가지이므로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며 바르게 살아갈 수가 있다.

태극기는 관공서나 각급 학교 등에 걸려 있어서 국민 대다수가 알아보긴 하는데 조금 더 깊이 들어가 그 이치까지는 모르고 살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국민이 나와 남의 관계를 원만히 하기 위해 자타가 공인하는 태극기의 이치대로 한마음이 되면 우리가 하나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 하겠다.

이러한 태극 음양의 이치를 생활 속에서 느끼고 살아가도록 교훈을 준 것이 바로 오륜 정신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 친함이 있다는 부자유친(父子有親), 상사[임금]와 직원[신하] 간에 의리가 있다는 군신유의(君臣有義),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각별함이 있다는 부부유별(夫婦有別),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다는 장유유서(長幼有序), 벗과 친구 간에는 믿음이 있다는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이 오륜을 역지사지로 말하면 즉 부모는 자식의 처지를 생각해 주고, 자식은 부모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면 효심이 절로 나고, 상사가 부하의 처지를 생각하고 부하가 상사의 입장을 고려하면 상하가 의리를 지키게 되고,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입장을 생각해주면 내외가 더없이 돈독해지고, 선배와 후배가 서로의 입장을 생각해주면 선후 질서가 잡히고, 친구 간에 서로 처지를 이해해주면 좌우간에 신뢰감이 평생 간다는 그야말로 법(法)을 모르고도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역지사지를 잘하면 누구든지 싸우지 않고 화평하게 살아가게 된다.

                                                                            <다음은 송구영신(送舊迎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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